의뢰인은 2020년 초경 동시에 교제 중이던 두 여자친구들로부터 성관계 사진을 몰래 촬영하였다는 의심을 받아 고소를 당하고, 자신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2대를 영장에 의해 압수당하였는데, 의뢰인으로서는 사진을 촬영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영장 집행 당시부터 수사 내내 자신의 혐의를 극구 부인하면서도, 자신에게 동종 전력이 있는 점이 염려되어 변호인의 전문적인 조력을 받고자 본 법인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결과 고소인이 의심하였던 구도 그대로의 성관계 사진 1매가 실제로 발견되었고, 이에 의뢰인은 경찰 피의자 신문 중 위 사진을 제시받게 되자 “정말 기억에 없으나, 휴대전화 조작 과정에서 실수로 촬영되었던 것 같다”고 하면서 고의성이 없음을 항변하였습니다. 대대적인 포렌식 결과에도 단 1매의 사진만이 발견된 점, 사진이 촬영된 시각에 실제로 카톡 등 휴대전화 사용 기록이 있는 점, 당시 의뢰인은 사진이 촬영되자 당황하여 사진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그 즉시 삭제한 점 등 의뢰인의 진술을 신빙할 만한 사정도 없지 않았으나, 의뢰인에게 동종 전력이 있는 점, 실수로 촬영되었다고 보기에는 사진이 너무나 선명하게 명확한 구도로 촬영된 점, 사진의 내용 자체가 고소인이 주장하던 내용과 일치하는 점 등 의뢰인의 고의성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도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변호인은 경찰 조사 직후 의뢰인과 면담하면서, 명백해 보이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고소를 당한 이후 피해자들과 접촉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안내드리는 한편 정상에 참작할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둘 것을 요청드렸고, 실제로 경찰은 경찰 조사 2주 뒤 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의뢰인의 진술을 단지 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억지 변명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점, 따라서 범죄 혐의의 상당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점, 설령 혐의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 1매의 사진에 관한 것이어서 구속이 필요할 만큼 범죄가 중대하지 않다는 점, 의뢰인은 사진의 촬영 경위야 어찌 되었든 현재 피해자에게 너무나 깊이 사죄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영장판사님을 설득하였습니다.
재판장님은, 고의인지 과실인지 여부를 떠나 피해자의 사진이 촬영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의뢰인에게 반성의 태도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하면서 변호인으로 하여금 의뢰인과 부모님에게 태도의 변화를 설득할 것을 주문하셨고, 다른 한편으로 의뢰인의 구속 필요성에 대하여 고심을 한 끝에 결국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어느 모로 보나 구속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변호인이 발빠르게 풍부한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한편 의뢰인의 범죄혐의의 상당성 및 범죄의 중대성 등 구속사유가 불비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판사님을 설득시킴으로써 마침내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받으면서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