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스타트업 회사에 재무담당으로 근무하던 중 국가보조금 및 투자금 유치를 위하여 지원하면서 회사 컴퓨터 내에 저장되어 있던 프로젝트 내용을 반출하였고, 이를 통해 지원받은 금원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서 관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애초에는 회사를 위한 비자금 명목으로 따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나, 보관 과정에서 일부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고,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회사의 대표로부터 업무상횡령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의 잘못을 일부 인정하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어 고소 사건에 대응하고자 본 법인을 방문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은 업무상횡령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는 입장이었으나, 자신이 회사를 위한 비자금 내지 비상금으로서 돈을 따로 보관하게 된 동기나 경위에 있어서 참작할 사정이 없지 않았고, 또한 업무방해의 경우에는 국가보조금 등을 신청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서 회사 프로젝트 내용을 제공하였던 것이기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의뢰인과 면담하면서 수차례에 걸친 보조금 지급건에 대하여 복잡한 사실관계를 정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법리상 횡령이 명백한 부분에 대하여는 순순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되, 나머지 혐의에 대하여는 억울함을 적극 변론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과 같은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변호인은 피해자측의 동의를 구하고 피해자측과 수차례 직접 면담을 진행하여 피해자측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피해금액의 변상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등을 협의하였고, 특히 피해자측의 고소내용 중 일부 무리한 부분이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형사 절차에서 합의가 되지 않고 민사 사건으로 피해금액의 배상을 청구할 경우 장기간에 걸친 공방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인정되는 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하회할 것인 점을 설명하면서 피해자측을 설득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피해자측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결과 피해자측에서 애초 요구하였던 합의조건을 대폭 양보하여 매우 만족스러운 금액으로 조기에 원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이에 검찰은 의뢰인의 진지한 반성의 모습, 이 사건에 이른 경위와 실제 재산상 피해의 정도, 피해자에 대한 손해의 회복과 합의 등 변호인의 양형변론을 적극 반영하여, 업무상횡령에 관하여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업무방해에 관하여는 무혐의 처분을 하여 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당초 피해자측과 의뢰인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 도저히 합의에 이를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출발하였으나, 변호인이 피해자측을 여러 차례 직접 면담하여 피해자측의 요구조건 중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양보를 구하고 적정한 합의금액을 조율하는 등으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한 덕분에 수사단계에서 성공적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었고, 그 결과 매우 소액의 벌금형과 일부 무혐의 처분이라는 최선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재산범죄의 경우 형사 절차에서 적절하게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면 향후 당사자들이 민사소송으로 장기간에 걸쳐 소모전을 벌일 필요가 없으므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사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