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5. 한국경제에 법무법인 YK 이인석 대표변호사의 기고문이 게재되었습니다.
 
▲법무법인 YK 이인석 대표변호사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른바 '단말기 지원금'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40억 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번호 이동 가입자 순증감 건수가 특정 회사에 편중되지 않도록 통신사들이 휴대폰 구입 시 지급되는 지원금을 담합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다. 신규 가입자가 없는 시장 포화 상태에서 단말기 지원금을 담합해 시장점유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말만 듣고 있자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담합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통신사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통신사들은 즉각 반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들의 항변은 간결하고 명확했다. 공정위에서 담합했다는 지원금 수준은 정부가 만든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기준을 충실히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규칙 안에서 지원금 규모를 조정했을 뿐이고, 정부 관계자의 모니터링 하에서 지원금을 관리하였으므로 통신사들이 몰래 담합할 여지도 없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하다. 정부 내 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기관과 경쟁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 간 협의와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권한 충돌 책임이 애꿎은 기업에 떠넘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처와 공정위가 충분히 소통하고 긴밀히 협력하여 사전에 규제의 방향과 기준을 명확히 했다면 이런 혼란과 억울한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무리한 특혜나 보호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따랐을 뿐인데, 오히려 정반대의 입장에서 경쟁을 제한했다고 비난하는 기막힌 현실을 해결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 기관 간 협의와 소통 부재 속에 억울하게 희생되는 기업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제 이들의 목소리에도 조금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25.03.26 11명 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