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상해와 강간치상. 얼핏 듣기로는 비슷해 보인다. 그 범죄에 대한 설명 역시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이 둘은 하나의 죄가 아닌 다수의 죄를 저지른 경합범죄로 볼 수 있는데, 피해자를 다치게 한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판단해서 강간상해인지 강간치상인지를 결정한다. 고의성인지 우발성인지 등을 보는 것이다.

먼저,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이 강간을 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강간치상이다. 강간과 폭행이 동시에 이루어졌어도 마찬가지다. 우발적으로 일어난 데다가 강간 도중에 일어났기에 강간을 위해 피해자를 제압하는 목적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즉 강간을 시도하는 중 피해자가 반항하여 이 반항을 제압하려고 피해자의 얼굴을 때려 다치게 했다면 이는 강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강간당하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피해자를 제압하고 저지른 폭행으로 보아 강간치상이라고 분류한다.

만일 강간이 아니라 상해를 위해서 폭행을 가했고 강간이 더해졌다면 강간상해다. 흔히 강간 전에 폭행한 것 혹은 강간 후에 피해자를 기절시킨 것 등을 강간상해라고 보는데, 강간 전에 폭행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저항할 능력을 뺏기 위함으로 보고 강간 후에 피해자를 기절시킨 것 역시 피해자를 다치게 할 목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범죄의 기준이 모두 신체적 피해에 한정돼 있지만은 않다. 강간 위험에 처했다가 벗어난 와중에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등에 대해서도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강간치상죄에서 상해라는 개념에 육체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질환을 불러온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불안과 불면, 심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에 이르는 정신적 충격들 역시 강간치상 혐의로 분류하게 되면서 피해자의 정신과 치료 진단서 등도 강간치상죄 혐의의 증거로 기능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정신과적 피해는 그 주장이 피해자의 진술에 치우치게 될 수밖에 없으며, 사안이 까다롭고 민감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성범죄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 물론 저지른 죄를 없었던 것으로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과중처벌을 받는 것은 피해야만 하기에 초범이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성범죄전문변호사와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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