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장판사 역임 · 판사 역임
배인구 대표변호사
이혼 / 이혼
협의이혼으로 진행할 수 없어 이혼소송을 고려하고 계신가요? 하지만 이혼소송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일반인의 경우 법률 지식이나 소송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재판을 혼자 준비하게 될 경우 불리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나 홀로 이혼소송’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4가지 핵심 이유와 그에 대한 대응법을 정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는데, 이혼을 청구하는 사람은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 중 6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그 사유로 인해 혼인파탄의 책임이 상대방에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이혼사유를 입증할만한 객관적이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감정적 불화나 단순한 별거로는 이혼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법원에 납득시켜야 합니다. 외도 의심만 있고 명확한 증거 (사진, 녹취본, 메신저 기록 등)가 없는 경우라면 단순한 ‘주장’에 불과할 뿐, 법원이 그 사실을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또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하면, 상대방이 나의 주장을 쉽게 반박하거나 부인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상대방에게 변호사가 선임되어있다면 나의 증거 부족을 공격하며 주장의 신빙성이 없음을 강조할 것이고, 결국 우리는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즉, 이혼소송을 진행할 때 단순 감정호소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고,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잘 수집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혼소장에는 법원이 정한 필수 기재사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사자(원고와 피고)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등 인적 사항이 정확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또한,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이 명확하게 기재되어야 합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불명확하면 보정명령(고쳐서 다시 제출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각하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54조 제2항)
💡 청구취지란? 한마디로, 내가 법원에 바라는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어떤 판결을 받고 싶은지, 명확하게 밝히는 부분입니다. 이게 바로 소송의 핵심이자 결론입니다. 그래서 청구취지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판결의 기준이 되기때문입니다.
ex) 판사가 5,000만원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청구취지에 1,000만원만 달라고 기재한경우, 법원은 딱 그 1,000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하게 됩니다. 판사는 청구한 범위내에서만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구원인이란? “내가 법원에 이런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지”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즉, 내가 원하는 판결이 왜 정당하고 필요한지, 그 배경이 되는 사실 관계를 자세하고 논리적으로 기재해야 하죠. 6하원칙에 맞춰 명확하게 작성해야 법원이 나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혼은 단순히 혼인 관계를 해소하는 것을 넘어, 재산과 자녀의 미래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특히나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부부가 헤어지는 경우, 자녀의 양육권에 대한 다툼이 매우 치열합니다. 아이와 함께 살 권리뿐만 아니라, 자녀의 양육비, 면접교섭권까지 많은 것이 얽혀있기 때문이죠.
재산분할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혼 후 각자의 경제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산을 확보하려고 하다 보니 당사자간의 의견차이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의 공동 자산을 정확히 목록화 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혼인 중 재산형성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간의 의견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 기여도 등 보이지 않는 기여도를 법적으로 인정 받는 것 역시 전략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재산분할은 유책배우자에게도 권한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전업주부 기여도 인정 받으려면?
혼인기간이나 특정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전업주부의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약 30~40% 정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 내조, 자녀 양육, 가사 노동 등 구체적인 사례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탄탄히 모아서 혼인기간 동안 형성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녀의 양육권과 양육비는 부모의 ‘양육 의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양육 능력, 자녀의 거주 환경, 부모 간의 관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최종까지 당사자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판단하여 결정하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키우겠다’는 주장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혼판결이 나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법원에서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 지급을 명령했어도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감치명령’ 등 또 다른 법적 절차를 직접 준비해야 합니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 혼자서 이 모든 사후 절차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 홀로 이혼소송을 고민하기 전, 최소한 다음 3가지 사항만큼은 먼저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이혼사유와 증거정리
배우자의 외도, 폭력 여부 등 법적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관련 증거를 미리 수집하세요. 문자메시지, 사진, 진단서, 녹취파일, 메신저 대화 내역 등 실제 법원에 제출하여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 자료들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재산분할, 양육권 관련 자료 수집
부부 공동의 자산 목록 (부동산, 예금, 보험, 차량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혼인기간 중 기여도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자녀 나이, 현재 양육상황, 향후 양육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3. 본인의 이혼 목표와 조건 명확히 하기
자신의 목표가 명확해야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부부관계만 해소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 양육 등 구체적으로 원하는 조건을 명확히 정리해두시길 바랍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나홀로 이혼소송은 법적으로 ‘가능’한 선택이지만, 현실적인 난관과 예상치 못한 잠재적 손실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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